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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잔다르크는 아무 잘못이 없다.
  • 작성일 : 2024-11-19
  • 조회수 : 390

 

N시사신문 기자 / gnsisa@gnsisa.com 입력 : 2024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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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시사신문 대표 진양현
 

 

  
 
“어차피 대중은 개, 돼지들입니다. 뭐 하러 개, 돼지들한테 신경을 쓰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지난 2015년 개봉, 약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내부자들’ 속 언론사 논설주간 역을 맡았던 배우 백윤식 씨의 대사다.

최근 현 정권이 대중을 보는 시각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받은 실망감 때문이다. 기자회견은 명품백 수수 등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 그리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대통령 부부 사이 얽힌 각종 논란으로 민심이 크게 나빠지자 급히 마련한 자리였다.

대통령은 위기를 느꼈는지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막연한 사과와 견강부회(牽強附會)식 해명으로 진정성을 의심받았다. 정확히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밝히지 않았고, 명확한 쇄신 방안도 내놓지 않았다.

또 대통령은 여러 의혹에 대해 부정과 궤변으로 일관했으며 김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 시종일관 감싸는 모습은 ‘사랑꾼 이미지만 부각하다 끝난 회견’이란 회의적 평가를 자초했다. 결국, 안 하느니만 못한 꼴이 됐다.

연천군의회가 연천군민, 연천군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훨씬 정도가 지나쳐 보인다. 인사권 남용, 겸직신고 의무 위반, 금품 수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의혹, 언론인 협박, 의원 징계 자체 무마 등 차고 넘치는 비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대사처럼 개, 돼지가 적당히 짖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이슈라고 여기는 것일까?

한술 더 떠 신규채용 시험에 합격한 전(前)직원을 고발조치까지 하며 임용을 지연시키고 있다. 의장이 ‘진작 징계를 줄 걸, 후회스럽다’고 말한 그 직원이다. 한 달 넘게 임용 대기 상태인 당사자는 ‘대리운전’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의혹의 당사자인 A의원은 자신과 관련한 본지의 기사가 모두 ‘팩트’임을 인정하며 법률자문을 받는다고, 덕분에 변호사 비용 많이 썼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해당 의원은 두 달 넘게 군민과 공직사회에는 사과를 비롯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밝히지도, 명확한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도 않고 있다.

아마… 조용히 넘어가기를 기대하거나, 법률자문 결과 본지가 보도한 자신의 잘못이 대단히 크고 엄중하지는 않은 사안이라는 ‘출구 전략’ 수립에 공을 들이는 모양이다. 또한, 다른 군의원의 잘못이 더 크고 많다며 이슈를 전환하기 위해 애쓰는 듯한 기류도 읽힌다.

지인의 지인을 거쳐 본지 기자와의 중재를 부탁했다는 소식, 타 매체 언론인들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는 전언, 이후 논리적 오류는 물론 오타투성이인 매체 보도 공유 등이 이 같은 추론에 힘을 싣는다.

단언컨대, 연천군의회에 시급하게 필요한 건 한 면피(免避)기술이 아닌 진심 어린 ‘사과’·‘인정’·‘재발 방지 약속’ 등이다. 엄중하던 경미하던 당사자 본인이 인정한 잘못은 사과해야 맞고, 정당한 채용시험을 거쳐 합격한 당사자는 임용해야 맞다. 그게 지극히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의정 운영이며, 군민을 대변한다는 의원으로서의 당연한 책무다.
 
 
 
 
제보를 통해 확인한 해당 의원의 SNS게시물에는 꾸준하게, 빠짐없이 프랑스 정체성과 회복력의 상징인 ‘잔다르크’라는 해시태그(#)가 달려있었다. 아마 불굴의 정신을 가진 민중의 딸, 변함없는 믿음으로 끝내 세상을 바꾼 강인한 여성이 해당 의원의 롤 모델(Role model)인 모양이다. 통상 싫어하거나 혐오하는 대상을 해시태그로 포함하지는 않으니까.

궁금하다. 과연 잔다르크는 대중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으며, 자신의 잘못에 어떤 태도를 취했었는지? 그리고 잔다르크가 자신을 롤 모델로 삼은 해당 의원의 행태를 본다면 뭐라고 조언할지.

아! 제보자는 본지에 SNS게시물과 해시태그를 보여주며 뼈 있는 말과 함께 알 수 없는, 오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과 미소… 필자의 눈에는 해당 의원의 바람과 매우, 무척, 상당히 다른 의미로 해석됐다. 이런 현실과 망상의 간극이 연천군민의 마음을, 연천군의회의 수준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물론… 잔다르크는 아무 잘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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