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의회 A의원, 겸직 신고 의무 소홀 드러나 | | | 사진-연천군의회 겸직 신고서 양식 | |
연천군의회 소속 A의원이 지방자치법상 명시된 ‘겸직 신고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나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 내 파장이 예상된다. A의원은 지난 2018년 제8대 연천군의회에 등원, 현재 9대 의회에 이르기까지 의정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43조 3항’은 지방의회의원이 당선 전에 다른 직을 가진 경우 임기 개시 후 1개월 이내에, 임기 중 다른 직에 취임한 경우 취임 후 15일 이내에 의장에게 이를 서면으로 신고(2009년 신설)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어진 4항에서는 지방의회 의장에게 신고한 겸직 내용을 연 1회 이상 해당 의회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지자체 조례에 따른 방법으로 공개(수행업무, 분야, 영리성 여부, 보수수령 여부, 연간 보수액 등)하도록 돼 있다. 아울러 이는 연천군의원 스스로가 제정한 ‘연천군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등에 관한 조례’에도 명시돼 있다.
본지는 제보 접수 이후 ▲법원행정처 등기정보 ▲경기도공직자윤리위원회 등록 재산공개 명세(2018~2024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연천군의회 의원 겸직 현황(2018~2024년) ▲서울시 건축물대장 ▲공시지가 통합정보시스템 등을 활용해 관련 내용을 검증했다.
그 결과 A의원은 등원 이후 2건의 겸직 신고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 | | 사진-2018년~2024년 A의원 겸직현황 | |
먼저 A의원은 지난 2022년 10월 13일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B지역 법인’에 이사로 취임, 올해 7월 19일까지 약 22개월을 재직했다.
하지만 A의원의 2022년~2024년(3회) 겸직 신고 현황에는 이 같은 내용이 기록돼 있지 않았다. 기록이 없으니 영리성 여부, 보수수령 여부 등 역시 확인이 불가했다. 즉, 겸직 신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유추 가능한 대목이다. | | | 사진-B지역법인 등기상 확인된 A의원의 재직 기록 | | 두 번째로 A의원의 재산공개 내역에는 지난 2018년부터 서울특별시 **동 연립주택 1채(2024년 공시지가 6억1600만 원)가 본인 명의로 등록돼 있다. 재산공개 내역에서는 해당 건물의 공시지가 변동 추이와 임대보증금 증·감 현황까지 확인이 가능했다.
| | | 사진-A의원의 공직자 재산신고(2018년~2021년) | | 그렇지만 겸직 현황에는 2023년에 이르러서야 ‘부동산임대업’이 기록되기 시작됐다. 2023년·2024년 연천군의회 의원 겸직 현황에는 A의원이 지난 2017년 4월 2일부터 부동산임대업을 겸직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본지가 연천군의회에서 존안 중인 현황을 분석해보니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등 총 5회에 걸쳐 제출된 겸직 내역에는 A의원의 부동산임대업이 등록돼 있지 않았다. 또 2023~2024년 겸직 현황에는 신고서상 기재하게 돼 있는 부동산임대업 관련 보수 수령액이 빠져 있었다. 즉, 재산공개 내역 정보-겸직 신고 현황-현황 공개 내용이 일치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 | 사진-A의원의 공직자 재산신고(2022년~2024년) | | 특히 A의원의 재산공개 내역에는 00동 소재 연립주택의 정확한 주소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이에 본지는 재산공개 내역에 기록된 제한된 정보(대지 141.80㎡, 건물 309.50㎡)와 2018년 이후 공시지가 일치 여부를 바탕으로 ‘동0로 18*길 57-3*번지’에 소재한 ‘3층 규모 다중주택’을 A의원 소유 건물로 추정했다.
관련 내용에 대한 본지의 질문에 연천군의회 측은 ▲B지역 법인에 이사로 취임했던 것은 지방자치법 제43조(겸직 등 금지) 사항에 해당하지 않음 ▲법인 이사 겸직 중 보수는 수령하지 않음 ▲공직자 재산 정보상 등록된 부동산은 본인 소유가 아님 등이라고 답변(서면)했다.
| | | 사진-연천군의회 답변서 | | 인접 지방의회 관계자는 “지방의원의 겸직 신고는 지방자치법과 행안부가 발간한 ‘지방의원 의정활동 안내서’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영리∙비영리, 공공단체, 민간사업자(자영업자)를 불문한 모든 겸직의 상세내용을 정해진 양식에 기재해 제출해야 하는 것”이라고 자문했다.
전 지방의원 C씨는 “의원 겸직 현황 공개는 법률로 명시돼 있지만 사실상 자진신고로 이뤄지고, 신고내용에 대한 검증 절차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지방의원이 겸직 내용을 허위·축소 신고할 경우 주민의 의정 감시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겸직 신고 누락이 확인되면 관련 법에 따라 위반 사유를 조사하고 해당 의원에 대한 윤리위 심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본지 취재 과정 중 해당 내용을 인지한 연천군 내 공직자들은 ‘군의원들의 도덕적 나침반이 망가진 것 같다’, ‘의무 불이행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등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한편 연천군의회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본지가 편향된 보도를 하려 해 설득했으며, 이 과정에서 나눈 사적 대화 내용을 막말이라고 여론을 조장하는 행위는 의회 차원에서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 취재·보도 과정에서 ①발언자와 배석자의 사실확인을 거친 후 관련 입장을 수록했으며 ②협박성 발언을 한 당사자와는 아무런 친분이 없고 ③사실 확인을 위해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사적 대화’로 규정하는데 동의할 수 없음을 ④가령 사적 대화였다 해도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거나 현저히 제한하는 행위는 협박의 범주에 해당함을 밝히는 바이다. |